슬픈 인연
단, 단 한번의
눈마주침으로
서로를 그리워하고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슬픔은
시작되었습니다.
서로를
그리워 하면서도
못본체 했고,
사랑하면서도 지나쳤으니
서로의 가슴의
넓은 호수는
더욱 공허합니다.
자신의
초라함을 알면서도
사랑은 멈출 줄을 몰랐고,
서로가 곁에 없음을
알면서도
눈물은
그칠줄을 몰랐습니다.
이제, 서로가
한발씩 물러나
눈물을 흘릴 줄 압니다.
이들을 우린
슬픈 인연이라 합니다.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길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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